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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일상/한달살기

한국산 전기자전거, 밀라노에서 통할까? 마커스 '팝사이클' 이야기

by 엠씨디오 2026. 7. 2.

 

오늘은 좀 신기한 아이템 하나 들고 왔어요.

바로 한국 스타트업 마커스(Moqous)가 만든 접이식 전기자전거 '팝사이클'이에요.

밀라노에서 17년 살면서 별의별 아이템 다 검토해봤는데, 이번 건 좀 재밌더라고요.

커피 한 잔 내리시고 편하게 읽어주세요.

 

먼저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밀라노는 폴딩 전기자전거의 '본진' 중 하나예요.

Porta Venezia 한복판, 그러니까 밀라노에서 제일 힙한 동네 중 하나에

브롬튼(Brompton)이 떡하니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놨거든요.

테스트 라이드에 렌탈에 전문 정비까지, 아주 제대로 차려놨어요.

 

가격은요?

알루미늄 모델이 1,500유로부터 시작해서

티타늄 모델은 3,000유로까지 가요.

여기에 전기 버전 얹으면 더 올라가고요.

이 동네 사람들한테 폴딩 자전거는 그냥 이동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선언인 셈이에요.

 

근데 반대편 극단을 보면 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져요.

아마존이랑 이탈리아 최대 가격비교 사이트를 보면

600유로도 안 되는 중국산 폴딩 이바이크가 쫙 깔려있어요.

요즘 1위 자리 차지하는 모델이

599유로짜리인데 배터리 하나로

100km까지 간다고 광고하고 있더라고요.

심지어 380유로짜리도 있어요.

 

자,

여기서 제가 밀라노 시장 보면서 늘 하는 얘기 하나 할게요.

이탈리아 소비자들, 특히 밀라네제들은 극단을 좋아해요.

완전 저가 아니면 완전 프리미엄. 중간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이게 오히려 기회예요.

 

브롬튼(1,500유로~)과 중국산 저가형(600유로 이하) 사이,

그 텅 빈 중간 지대에 마커스가 정확히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있거든요.

한국 판매가 기준으로 팝사이클 접이식 모델이 대략 128만 원,

유로로 환산하면 800~850유로 선이에요.

전기버젼은 200만원초반대로,

유로로 환산하면 1200~1300유로 선이에요.

 
 

인증도

EU에서는 모터 250와트, 최고 보조속도 시속 25km인 전기자전거는

면허도, 보험도, 번호판도 필요 없어요.

그냥 일반 자전거랑 똑같이 타면 돼요.

마커스 제품이 이 스펙에 맞는다면

CE 인증이랑 EN 15194 규격만 잘 맞추면

이탈리아 진입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을 거예요.

배터리 운송 관련 규정만 미리 체크하면요.

 

이제 진짜 재밌는 부분이에요.

"한국산 자전거"라고 하면 이탈리아 사람들 반응이 어떨까요?

솔직히 "어? 한국이 자전거도 만들어?"

하고 고개를 갸우뚱할 거예요.

자동차나 가전제품은 이미 한국 프리미엄이 확실히 자리 잡았는데,

자전거 쪽엔 아직 그 후광이 안 미쳤거든요.

유럽 사람들 머릿속 자전거 지도는 독일·네덜란드는 엔지니어링,

대만은 부품, 영국은 브롬튼 같은 디자인 아이콘으로 이미 다 그려져 있어요.

 

 

그런데 말이죠,

마커스의 진짜 무기는 "한국산"이 아니라 접는 방식 그 자체예요.

밀어서 접는 슬라이딩 바디 시스템인데,

핸들이랑 페달까지 다 접히고 부피를 78%까지 줄일 수 있어요.

이건 브롬튼도 없는 기능이에요.

게다가 킥스타터에서 목표액의 22배를 모금했고,

CES 2023 스타트업존에도 출품했던 이력이 있어요.

"이미 세계가 검증한 K-스타트업 히트작"이라는 스토리,

이거 그대로 갖다 써도 충분히 좋은 카드예요.

 

K-컬처 연결은 솔직히 억지로 안하는게 나아요.

K-팝이나 드라마 갖다 붙이면 오히려 촌스러워져요.

대신 "빅데이터 기반 인체공학 설계"라는 테크 스토리가 훨씬 먹혀요.

전기공학 전공 출신 창업 전문가에 자전거 30년 경력 QC 전문가,

35년 경력 연구원까지 모여서 만든 제품이라는 배경, 이게 더 설득력 있어요.

 

밀라노에 준비되고 있는 상설 전시장 관점에서 보면

이 제품은 사실 그 자체로 훌륭한 라이브 데모예요.

방문객들 발길 멈추는 순간은 스펙표를 볼 때가 아니라

"우와, 저게 저렇게 접혀?" 하는 순간이거든요.

 

단독 전시보다는 리빙·인테리어 브랜드 옆에

"도심 속 공간 절약 모빌리티"라는 테마로 묶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Fuorisalone 시즌엔 특히 그냥 세워놓지 말고 직접 접어보는

체험존으로 만드는 게 임팩트가 클 거예요.

 

물론 리스크도 짚고 가야죠.

제일 큰 벽은 사후관리예요.

밀라노에 정비 네트워크 없이 배터리나 모터 고장 나면

소비자는 순식간에 등을 돌려요.

 

브롬튼이 괜히 강한 게 아니에요,

현지 전문 정비 워크숍까지 다 갖춰놨거든요.

물류·재고 쪽도 소량 발주 시 배송비·관세 비중이 커서

초기엔 마진이 얇을 수밖에 없고요.

가격 포지셔닝도 은근 까다로운데,

너무 낮으면 그냥 중국산 이바이크로 오인되고

너무 높으면 브롬튼이랑 정면충돌이에요.

800~1,200유로 사이 좁은 회랑을 정확히 노려야 해요.

 

그럼 다음 스텝은요?

첫째, 마커스 본사에 이바이크 버전 정확한 스펙이랑 소비자가 요청하기.

둘째, 샘플 한 대 들여와서 상설전시장 방문객 대상으로 소규모 체험 부스 운영해보기.

셋째, 밀라노 현지 정비소랑 사후관리 파트너십 미리 얘기해두기.

넷째, Fuorisalone 전에 소량으로만 발주해서 재고 리스크 줄이기.

 

다음 편에서는 이걸 한-이 비즈니스 기회 얘기랑 엮어서 풀어볼까 해요.

"한국 스타트업, 밀라노를 접수하다" 뭐 이런 각도로요.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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